구글 검색하다가 엽기적인 만화를 발견했습니다.


그것은,


이케다 사토미 - 결혼적령기 (1998년 발간)


지금으로부터 약 30년 전 일본을 배경으로 컴퓨터공학과 박사와 연애 및 결혼하는 이야기를 담은 전 15권의 만화입니다.


이 만화책은 컴퓨터공학과 필독 도서로 지정해야 해요.


아무리 봐도 현실 고증이 너무 잘 되어 있어서요.


작가가 여자 분이신데, 이건 적어도 지은이 본인의 경험이거나 주변 지인의 이야기를 토대로 해서 만든 겁니다.


실화를 바탕으로 미친 컴퓨터 프로그래머와의 결혼 생활을 만화로 그린 것이 틀림 없다고 생각합니다.


1. 소프트웨어 개발자



우리 주인공은 무려 소프트웨어 개발자입니다.


2. 평균적인 컴퓨터 프로그래머의 화술



대항해시대라고, 내가 좋아하는 일본제 롤플레잉 게임에 "화술"이라는 스킬이 있던 것으로 기억해요.


그건 스킬 레벨이 올라감에 따라 단지 이성과 좀 더 빠르게 친해질 수 있다고 하는 내용의 엄청 쓸모 없는 스킬이었죠.


확실히 그런 스킬에 투자할 시간에는 다른 생산 스킬 랭크를 높이는 것이 더 효율적이고 나은 선택이 아닌가 하네요.


3. 극장에서



소프트웨어 개발자는 작업을 능률적으로 처리해야 합니다.


마실 것을 사러 매점에 두 사람이 가는 것은 오버헤드가 너무 크죠.


오늘 처음 만난 여자에게 시키면 됩니다.



갔다왔어요. 오 대박 나 콜라 마시고 싶었는데. 헤헤.



이야! 영화 잘 봤다!


4. 발끈



결국 여자 빡침



그래요.


요즘 인터넷의 말단에서 범람하고 있는 성별 갈등이니 하는 것도 결국 그런 패배자들의 넋두리일 뿐이지요.


주류 문화에 편입되지 못한 자들의 좌절이라고 합니다.


세상에는 지적이고 상냥하고 마음씨가 예쁜 아가씨들이 얼마나 많은데요.


'자신 없는 남자들의 변명'이에요.



잘 말했습니다. 님은 지각 있는 사람입니다.


5. 고백



기왕 이렇게 된 거 그냥 솔직하게 털어 놓읍시다.


"남중-남고-군대-공대 테크를 탔어요."


심지어 내가 다니고 있는 회사까지도 고추밭이라고요.


그냥 다 필요 없고, 나는 ㅇㅇ씨가 좋아요. 다음에도 만나 주세요.


(뭐야. 이런 게 진짜 통하는 건가? 그럼 나도 나중에 이거 써먹어 봐야겠다.)



개인적으로 그 이후의 낭만적인 전개는 내가 남자라서 그런 건지는 모르겠지만 이해가 잘 안 갑니다.


개연성이 ㅈㄴ 없어 보이는데... 여자들 입장에선 다른가 봐요.


제 생각엔 이런 패턴이 좀 진부하면서도 잘 먹히는 듯합니다.


1) 성선설이며, 다 보고 듣고 알면서 나사가 몇 개 풀렸거나 속이 없는 척하고 눈치 없게 군다.


2) 컴플렉스나 쉽게 말 못하는 어떤 사연이 있고, 이야기가 진행되면서 결국 그것을 하나하나 털어놓는다.


3) 누군가 그런 어려움을 포용해 주는 과정에서 사이가 깊어졌다.


자세한 내용이 궁금하신 분은 책을 구해서 읽어 보세요.


6. 결론



신혼 첫날밤...


"저는 콤파일러 전문이에요."


어쨌든 두 분은 결국 결혼을 하셨습니다.


난 이 커플이 마음에 드는 게, 두 사람 다 속물적이지 않고 순수한 캐릭터로 묘사되고 있어서, 잘 어울린다고 할까요.


보기 좋은 한 쌍이에요.


암튼 이 만화책을 추천합니다.


(본문의 끝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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